고추테마거리 단상
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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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00:52:58
대낮 삶의 전투에서
죽지 않으려 걸친 갑옷 속
가슴을 위하여
2인용 자전거를 타고
고추 테마거리로 향합니다.
고개를 들면
성형을 하여 10년은 젊어진
이웃여인을 처음 마주한 기분입니다
열린 가로수 사이로
빼꼼히 얼굴내민 7살 사내아이의
그것같은 고추를
된장에 콕! 찍어 먹고도 싶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그 빠알간 고추를 익히기 위해
인내하고, 양보하고, 이해해준
순박한 이웃들이
길 위로 스쳐 지나갑니다
그 길위에서 내 갑옷도 벗겨집니다.
밤이면 고추 테마거리엔 개똥벌레가 날고
낭만이 붉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