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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낙방

학부모 0 1106

고등학교 3학년생 황모양(18)은 요즘 부모님에게 죄인이 된 기분이다. 대입 수시2학기 전형에 지원하면서 부담한 어마어마한 전형료 때문이다.


7군데 대학에 원서를 내면서 쓴 전형료만 7만~8만원씩 총 51만원에 달한다. 황양은 “대학들이 절반을 수시모집으로 뽑고 있어서 ‘합격될 만하다’ 싶으면 우선 지원부터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떨어지면 돌려주는 것도 아닌 대학 전형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대학별로 수시 2학기 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7만~20만원대의 높은 수시 전형료 때문에 수험생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체능학과의 경우 10만원을 넘는 것은 예사이고 연세대와 홍익대 재외국민특별전형의 경우 20만원대까지 올라간다. 돈 없으면 지원도 못해 떨어진다는 ‘무전낙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은 짭짤하다. ‘장사’라는 비난이 나올 정도다. 국립대의 경우 서울대가 1단계 5만원, 2단계 2만원으로 나눠 받고 있고, 부산대(5만8000원)와 충북대(4만원)는 1단계 불합격자에게 전형료 일부를 환불해주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사립대는 전형료가 국립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을 뿐더러 환불해주는 곳도 많지 않다.

13일 한 입시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이번 수시모집으로 고려대(서울)는 35억256만원, 연세대(서울)는 30억1916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서울)도 17억9932만원, 광운대·서강대·이화여대 등도 10억원대의 수익을 올렸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한 학부모는 “우리딸 수시 입학 전형비용만 64만원이 들었는데 수시에다 정시까지 갈 경우 150만원에서 200만원은 족히 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대학에서 서류탈락자의 전형료를 일절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도 비난의 대상이다. 수험생들은 “1단계에서 떨어진 수험생들에게 다음 단계 전형료까지 부담케 하는 것은 대학의 장삿속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탈락한 수험생에게 단계별로 전형료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시전형이 선발인원이 많아지고 무한 복수지원이 가능한 만큼 전형료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올해 수시 2학기 전형은 선발정원이 크게 늘어 185개대에서 18만9300여명을 뽑고 있다. 지원자도 크게 늘어 인기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50대 1을 넘기도 한다. 겹치기 지원이 늘어난 탓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수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시·편입 등 전형료 자체가 과도하게 부과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은 입시지출에 비해 수익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연구원은 또 “전형료를 매기는 데 일정한 기준도 없고 수익이 교직원 인건비 등 입시지출에만 쓰이는 만큼 전형료를 내릴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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